이명박 정부 이후, 해가 갈수록 경찰의 불심검문 수사가 일상화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이러한 요구에 무심코 따르면서 스스로 죄를 뒤집어쓰는 경우가 발생하고있어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경찰의 불심검문 및 임의동행 요구에 대한 대응요령을 간단하게 정리해봤다.

상황 1. "신분증 좀 봅시다"

법률적으로 불심검문은 '범죄를 의심할 상당한 이유'와 함께 "범죄 행위에 관한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경찰관직무집행법 "이하, 경직법" 제3조 1항) 하지만, 법은 법일 뿐 현실에서는 충분한 근거 없이 경찰이 '자의적 판단'으로 불심검문을 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이럴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답은 "응하지 않으면 된다". 이에 대한 법률적 근거는 경직법 제 3조 7항에 규정돼 있다. 경직법 제 3조 7항은 "불심검문 시에 그 의사에 반하여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현행범이 아닌 이상 불심검문에 응하지 않았다고 해서, 경찰은 강제로 잡아 가두거나 경찰서로 데려갈 수 없다.

오히려 불심검문을 요구한 경찰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할 수 있다. 불심검문 시 경찰관은 반드시 시민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혀야 하고 그 목적과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경직법 제3조 4항) 법에 정해진 요건을 따르지 않은 경찰에 대해서는 형사고발(경직법 12조)이나 국가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상황 2. "가방 좀 봅시다"

소지품 검사의 경우에는 일단 경찰 쪽에서 외피검사(옷이나 소지품을 외부에서 만져서 검사하는 것)를 하는 것은 가능하다.

단, 외피검사를 넘어서 소지품을 검사하려고 할 때는 "흉기를 소지했다고 인정할 이유"에만 가능하다. 이 이외의 소지품 검사는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소지인의 동의를 얻어야만 가능하다.

소지품 검사를 당하는 사람은 흉기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지품 검사를 거절하겠다는 뜻을 경찰에게 알릴 수 있다.


상황 3. "잠시 서에 좀 같이 가주셔야 되겠습니다"

위와 같이 경찰이 '임의동행'을 요구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임의동행의 경우도, 앞선 불심검문이나 소지품검사와 마찬가지로 임의수사에 해당 하기 때문에 국민은 경찰관의 동행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 이 권리는 국민의 기본권에 해당하는 중요한 권리이기 때문에 아예 '동행요구 거절권'이라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 (경직법 제4조 2항)

임의동행을 요구받은 사람이 거절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경찰이 계속해서 임의동행을 강요한다면 어떻게 될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황희석 변호사는 "임의동행을 거부했는데 강제로 동행하려고 한다면 임의수사가 아닌 강제수사이다. 이경우에는 반드시 체포영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며 "만약 영장이 없는데 강제로 동행하려고 한다면 불법체포에 해당하므로 실력으로 경찰에게 저항할 수 있다. 고 설명했다.

황희석 변호사는 "불심검문의 경우 경찰관은 반드시 자신의 신분을 밝힐 의무가 있음에도 그런 절차를 생략하고 있다"며"경찰 측에서는 이것을 관행으로 굳히려고 하는 데 시민들은 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황 변호사는 끝으로 "법 따로 현실 따로의 상황에서 경찰이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을 경우 제대로 기록 하는게 필수이고, 이를 바탕으로 잘못된 관행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http://www.vop.co.kr/A00000300599.html